Chapter 10

“네놈이 비를 막아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는 엘리야냐?”
왕은 대뜸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당신이 바알 신을 섬기기 때문이오.”

엘리야도 거침없이 한 마디 응수했습니다. 여호와의 힘을 믿고 있었으므로 네까짓 놈이 왕이면 다냐는 기세였습니다.

그런데 아합 왕으로서는 엘리야의 이 말이 뜻밖일 뿐만 아니라 실로 웃기는 소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아합 자신도 딴에는 여호와를 극진히 섬기는 것으로 자부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아내 이세벨의 간청에 못 이겨 바알 신을 겸하여 섬기기는 했지만, 여호와의 대한 그의 공경심은 변함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땅에 큰 기갈이 있게 된 원인이 아합 왕을 비롯하여 백성들이 우상을 섬기는 데 있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합 왕의 큰 불찰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제일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여호와를 공경하다니,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신앙생활에는 이와 같이 본의 아닌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여호와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모르면서, 여호와를 열심히 섬기는 줄로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아합 왕은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는 동시에 바알과 아세라 신을 겸하여 섬기면서도 마음이 전혀 거리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220 에덴의 메아리3권
Chapter 10

일입니까?

엘리야는 아합 왕에게 하나님과 바알 중에서 하나를 택할 것을 역설하고, 바알과 아세라 제사장들을 불러 피차에 송아지를 잡아 제사를 드려 불로 응답하고 안 하는 것으로 그 제사의 참된 여부를 가리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실로 아슬아슬 승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만일 엘리야가 드리는 제사에 불의 응답이 없으면 즉석에서 목이 달아나는 판국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역시 예상했던 그대로였습니다. 살아 계신 여호와의 능력이 사람들 앞에 드러났습니다. 바알의 선지자 450명과 아세라의 선지자 400명이 갈멜산에 모여 목이 터져라고 바알 신을 불러대도 아무 대꾸도 없었으나, 엘리야가 혼자서 드리는 번제에는 여호와께서 즉시 불을 내려 응답해 주셨던 것입니다.(왕상18:38)

(2) 불수레

여기서 여호와께서 우상 숭배를 배격하시는 것을 사람들은 눈으로 분명히 목격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여호와께서 엘리야를 통하여 당신이 유일한 신이심을 뭇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이리하여 아합 왕과 엘리야의 승패(勝敗)는 끝났습니다. 엘리야는 바알 신을 섬기는 자칭 선지자들은 한 사람도 남김없이 쳐 죽이고, 갈멜산에서 땅에 꿇어 엎드려 그 얼굴을 무릎 사이에 넣고 비를 내려 주실 것을 여호와께 간구했습니다.

한편 이세벨은 남편인 아합 왕으로부터 엘리야가 바알 신을 섬기는

에덴의 메아리3권 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