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놈이 비를 막아 이스라엘 백성을 괴롭히는 엘리야냐?”
왕은 대뜸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당신이 바알 신을 섬기기 때문이오.”
엘리야도 거침없이 한 마디 응수했습니다. 여호와의 힘을 믿고 있었으므로 네까짓 놈이 왕이면 다냐는 기세였습니다.
그런데 아합 왕으로서는 엘리야의 이 말이 뜻밖일 뿐만 아니라 실로 웃기는 소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아합 자신도 딴에는 여호와를 극진히 섬기는 것으로 자부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아내 이세벨의 간청에 못 이겨 바알 신을 겸하여 섬기기는 했지만, 여호와의 대한 그의 공경심은 변함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땅에 큰 기갈이 있게 된 원인이 아합 왕을 비롯하여 백성들이 우상을 섬기는 데 있음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아합 왕의 큰 불찰이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제일 싫어하는 일을 하면서 여호와를 공경하다니, 그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신앙생활에는 이와 같이 본의 아닌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여호와께서 무엇을 원하시는지 모르면서, 여호와를 열심히 섬기는 줄로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아합 왕은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는 동시에 바알과 아세라 신을 겸하여 섬기면서도 마음이 전혀 거리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