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

할 터인데, 이것은 요지부동의 오랜 습성이라 건드리지도 못하고, 겨우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증거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주께서 다른 보혜사를 보내어 당신이 미처 하지 못한 말씀을 대언케 하겠다고 약속한 이유의 하나가 여기 있습니다.

“내가 아직도 너희에게 이를 것이 많으나, 지금은 너희가 감당치 못하리라.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요16:12-13)

주께서 하신 말씀을 자세히 살펴보면 당시의 광경을 어느 정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칼날 같은 말씀으로 상대방을 치시는가 하면, 때로는 부드러운 말씀으로 조용히 타이르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비유만 하더라도, 씨를 뿌리는 비유, 고기를 낚는 비유, 돈을 꾸고 갚는 비유 등 여러 가지입니다. 주께서는 설교하실 때 미리 제자들을 시켜 일정한 장소에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흔히 바위 같은데 올라서서 육성으로 말씀하였으므로 2, 30미터 이상은 잘 들리지 않아 자주 장소를 옮겼습니다.

청중들은 자칭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자가 어떻게 생기고, 또 무슨 말을 하나 알아보려는 호기심에서, 대체로 농부는 일이 한가할 때, 어부는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을 때, 장사꾼은 물건이 잘 팔리지 않을 때 떼를 지어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청중에 따라 적절한 비유를 들어 말씀하였습니다. 게다가 오늘날과 같이 마이크가 없어 많은 청중에게 한꺼번에 말씀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왔다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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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다 하시면서 하늘의 도를 전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입에서는 자연히 이 말 저 말이 나가게 되었지만 듣는 사람들의 귀에는 잘 들어왔던 것입니다.

만일 서기관이나 바리새인과 같은 유식층이 많이 모여 율법에 관한 질문을 해서 주님을 책잡으려고 하면 그때에는 저들보다 몇 곱절 오묘하고 깊은 말씀으로 꺾어 버리곤 하셨습니다. 예컨대 저들이 “가이사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합당한 일입니까, 합당치 못한 일입니까?” 하고 물었을 때 주께서 서슴지 않고 저들을 향하여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바쳐라.”(눅20:25) 하고 말씀하신 것이 그것입니다. 저들은 주님을 올가미에 걸려고 하다가 오히려 깜짝 놀랐습니다. 시골 목수가 어쩌면 이렇게 능수능란할까 해서였습니다.

주님은 하나님을 믿노라 하는, 형식에만 치중하는 저들을 여지없이 들이쳤습니다.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마23:33) 이렇게 되니 저들이 주님을 좋아할 리가 만무합니다. 저들은 모세 율법을 내세워 사사건건 주님을 물고 늘어지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때로는 저들보다 선수를 쓰기도 했습니다.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의 가르침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고 온전케 하려는 것이다.”(마5:17)

주께서 이렇게 율법의 귀중성을 내세우는 데야 저들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은 주님의 본의는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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