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장 한 대라도 더 얻어맞는 것을 다행하게 여겼으니, 누가 이런 사람을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인간은 물론, 마귀도 손을 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하늘의 새 법도를 펴기 위해 오신 주께서, 당신의 백성들이 목이 곧아, 겨우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거나 증거하고,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와 문도들은 여전히 할례를 주장하며 모세의 율법을 그대로 좇고 또 뭇 사람들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있었으므로, 이를 폐지할 만한 일꾼으로 택하여 세운 것이 곧 바울이었습니다.
여기서 어떤 사람은 주님도 어렸을 때 할례를 받지 않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습니다.(눅2:21) 그러나 그것은 다만 그 부모가 당시의 관례를 그대로 따랐을 뿐입니다. 그럼 어찌하여 하나님께서는 폐지해야 할 할례며 모세의 율법을 그토록 오랫동안 실시하도록 하는 헛수고를 되풀이해 왔는가 하는 것이 또 문제가 되겠습니다. 그것은 주님이 왜 이 땅에 오셔야만 했느냐 하는 의문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주께서 이 땅에 오셔서 산 제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아브라함 이전에 이미 예정되어 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주님을 가리켜 모세에게, “내가 너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키겠다.”(신18:18)고 말씀했으며, 이밖에 다윗이나 이사야와 같은 선지자의 입을 통해서도 주님에 대해 누누이 언급하게 했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구약 자체가 신약의 그림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