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종을 여느 죄인 다루듯이 할 수는 없습니다. 즉 이 경우에 당신의 위신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유의하게 됩니다. 책임이 하나님 자신에게로 돌아가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울이 하나님에게 제물로 드리기 위해 하나님의 분부를 어기면서까지 살찐 송아지와 양을 죽이지 않고 남겨둔 데에는 그의 의사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백성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우겼던 것입니다.(삼상15:24) 그리하여 사울은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하기보다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여, 그 환심을 사는 쪽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때때로 당하는 유혹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명한 하나님의 종은 이런 유혹을 잘 분간하여 단호히 물리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심부름꾼으로 택함을 받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보다 오히려 자기가 거느리고 있는 백성들의 의견에 귀를 더 기울인다면 이미 하나님의 종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무엘이 사울 왕에게, “여호와께서 번제와 다른 제사를 그 목소리에 순종하는 것을 좋아하심같이 좋아하겠습니까?”(삼상15:22)하고 탓할 법도 한 일입니다.

한편, 이런 사울을 가만히 보고만 계시는 하나님은 결코 아닙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것은 무능한 하나님, 또는 죽은 하나님일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진작 다윗을 사울의 후계자로 점찍어 놓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여호와의 신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의 부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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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이 그를 번뇌케 하였습니다.(삼상16:14) 이것은 여호와께서 다윗을 사울에게 접선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즉 사울 왕의 신하들로 하여금 거문고를 잘 타는 사람을 시켜 악신을 내쫓게 하면 왕의 번뇌가 사라질 것이라고 진언케 하여, 그 명수인 다윗을 불러들이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때부터 다윗은 궁중의 모든 법도와 예절을 익혀 자기 때에 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모든 배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호와의 손길이 움직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울은 차츰 다윗을 멀리하다가, 이윽고 질투하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아주 없애 버리려고 창을 던지기까지 했으나, 다윗은 번번이 몸을 피하여 정면충돌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물론 다윗이 비겁해서가 아니라, 사울이 하나님께서 기름을 부은 임금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여호와의 기름부음을 받은 내 주를 치는 것은 여호와의 금하시는 것’(삼상24:6)이라고 주위 사람들을 타일러 사울을 해치지 못하게 했습니다.

설사 사울에게서 하나님의 신이 떠났다고 하더라도, 그는 여느 임금과는 다른 것입니다. 그가 하나님의 눈 밖에 났다고 해서 헌신짝같이 버림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잠시나마 당신의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의 신이 임하여 역사하기도 했습니다.(삼상19:23) 그러니 사울이 하나님께서 자기를 버리지 않았다고 착각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호와께서는 그들의 범죄로 말미암아 떠나 있어도 대뜸 버리지는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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