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는 순간, 그 머리 위에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리는 것을 보고 요한은 놀라고 또 걱정이 태산 같았습니다. 예수가 분명히 그리스도라는 것이 드러나기는 했으나, 이렇게 초라한 사람을 뭇 사람들에게 구세주라고 증거하기가 난감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세상에 태어나 해야 할 유일한 임무가 오랫동안 전 이스라엘 백성이 손꼽아 기다리는 메시아가 누구라는 것을 증거하는 일인데, 어느 모로 보나 자기보다 월등히 나아야 할 메시아가 꼭 자기 신들메나 풀기에 적합한 것 같은 볼품없는 목수라, 사람들이 자기 말을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 빤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하나님의 지시대로 그의 머리 위에 성령이 내렸으니, 주님을 메시아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요한은 세례를 다 마치고 나서 주님을 찾아가 공손히 인사를 드리고, 앞으로 할 일을 의논하고 사람들에게 서서히 주님을 증거하기로 했습니다. 주님이 우러러 보이는 훌륭한 인물로 나타났다면, “이분이 바로 메시아올시다!” 하고 소개하면 될 텐데, 그와는 정반대였으므로, 대뜸 주님을 백성들 앞에 내세우지 못하고 이를테면 얼마 동안 뜸을 들이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요한은 세례를 계속하면서 백성들을 향해, “여러분들 중에 내가 말한 메시아가 있는데, 나는 그의 신들메를 드는 것도 감당치 못 하겠소.”(요1: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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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고 일단 암시를 주어 간접적으로 증거하였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저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메시아가 과연 누구일까 하고 그럴싸한 사람을 찾아내어, 자기 나름대로 메시아라고 짚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튿날 주님은 다시 요한에게 가서 시치미를 뚝 떼고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또 세례를 받으려고 했습니다. 이때 요한은 이미 그가 어떤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가만 계시지, 무엇 때문에 또 세례를 받으려고 하십니까?” 하고 조용히 말하면서 깍듯이 모시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서로 수군거렸습니다. “아니, 저 사람이 뭔데 요한이 저렇게 굽실거리나!” 또는 “이상한 걸, 아무리 봐도 천생 시골뜨기 같은데?”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되자 요한은 비로소 실토를 했습니다. “여러분, 전에 내가 말한 메시아가 바로 이분이올시다! 이분이 세상 죄를 지고 가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요1:29)

이것은 청천벽력 같은 선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일제히 주님에게로 쏠렸습니다. 그러자 이들은 어이가 없었습니다. “어딘가 잘못된 게 아냐?” 또는 “그럴 리가 없어.” 하고 저마다 한 마디씩 던지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되니 입장이 곤란하게 된 것은 주님보다도 오히려 세례 요한이었습니다. 여기서 일이 순조롭게 잘 되면, 다시 말해서 세례요한을 따르던 무리들이 주님을 메시아로 받아 주면, 세례 요한은 자기의 임무가 끝나게 되므로 깨끗이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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