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피’와 ‘살’은 물론 비유로 사용하신 것이며, 듣는 사람에게 오해를 주기 쉽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께서 이 말씀을 던지자 군중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제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면서 역시 수군거렸습니다. “주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다니, 이게 될 말인가?” 제자들이 이 모양이니,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하여 이 말씀에 걸려 떨어진 사람이 수두룩했습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도 나한테서 떠나려고 하느냐?”(요6:67)
제자들은 마음이 착잡하여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윽고 베드로가 입을 열었습니다.

“주님은 사람이 영생을 얻는 도리를 말씀하고 계신데, 저희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저희는 주께서 하나님의 거룩한 분이신 줄 믿습니다.”(요6:68-69)

주께서 십자가를 지셔야 할 날짜가 임박해 오자 이처럼 주님의 입에서 점점 차원이 높은 영적인 말씀이 터져 나가니, 주님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도 구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하루는 주께서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사람들이 날 누구라고 하더냐?”(마16:13)
“네, 어떤 사람은 세례 요한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엘리야, 또 어떤 사람은 예레미야나 선지자의 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주님은 내심 어이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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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

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하는데, 반응을 들어보니 이렇게 중구난방이었던 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럼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이렇게 새삼 물어보아야 한다는 것부터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이윽고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

“주님은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16:16)

이것은 새삼 대답할 필요도 없는 대답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제자들 사이에 불필요한 대화가 오고갔다는 데서도, 우리는 고전하고 계시는 주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베드로가 이때 처음으로 주님을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임을 인정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여러분은 ‘주님과 기거를 같이하면서 직접 대화를 나누는 수제자가 왜 이렇게 아둔할까?’ 하고 이상한 생각도 들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아둔한 것이 아닙니다. 믿음이란 그런 것입니다. 여러분 같으면 안 그럴 줄 아십니까?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더도 말고 베드로 정도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베드로는 주님을 따르면서 주님의 언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가운데 믿음을 여기까지 키워왔던 것입니다. ‘고기잡이에도 능한 선생님’에서 ‘신령한 말씀을 하시는 주님’으로, 다시 ‘구세주이신 하나님의 아들’로 이렇게 주님에 대한 인식이 깊어진 베드로의 말에서 우리는 그가 자라온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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