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영의 세계와 육의 세계
세상에서 뭇 사람들에게 제일 심각한 문제는 역시 죽음입니다. 남자나 여자나,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을 가릴 것 없이, 죽음 앞에서는 손을 들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고귀한 가치인 진, 선, 미(眞善美)와 같은 것도 요컨대 우리가 한 생애를 살아가는데 요긴한 구실을 담당하지만, 죽음에 삼킴을 당해 땅속에 묻혀 버리면 아무 가치도 없게 됩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죽은 자에게 고귀한 인격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죽은 자에게 피카소의 그림이 무슨 구경거리가 되겠습니까? 세상 진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죽은 자에게는 힘이 되지 못합니다. 이렇게 볼 때, ‘무(無)’는 실로 만인의 최대 함정이자 두통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죽어도 진리와 덕과 아름다움은 살아남는다고 반박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남는 것은 추상적인 생명으로 죽은 자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무(無)’는 ‘무(無)’대로 거기 남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인생은 허무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죽음을 이기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주님이 바로 그 길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