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대비란 심한 연단 속에서 끝까지 참고 견디며, 십자가를 지려는 각오와 열의가 단단히 서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인간의 힘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은혜를 충만히 받지 않고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신앙 가운데 열심히 달리다가도 맥이 빠지거나 풀이 죽는 것은 은혜가 줄곧 같이하지 않기 때문이며, 아직 은혜를 충만히 받지 못했거나 희미하게 받은 증거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인격을 자기 안에 모시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주를 자기 안에 모시려면 주께서 좌정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이 자리가 마련되지 않아, ‘자기’를 내세우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이 주의 것이 되지 못하여 나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자기’가 빳빳이 살아 있는 한 주님은 언제까지나 대문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고 말씀하였습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자기 마음에 자랑거리가 없어져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마음에 가득 차 있던 ‘자기’가 사라져 비어 있기 때문에 주께서 들어와 계실 자리가 마련되는 것입니다. 자기가 주의 인격을 소유할 때 두려운 것이 무엇이며, 부러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부자’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