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4

곤장 아홉 대 분만 탕감이 되고, 한 대에 해당되는 죄는 남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죄가 많을수록 대속의 제물은 온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흠과 티가 없는 당신의 아들을 제물로 삼으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즉 ‘주께서 우리를 위해 저주를 받은 바’(갈3:13) 되신 것입니다.

그는 육을 입고 인간의 모습을 하였으므로, 하나님의 품에 계실 때와는 달리 마귀의 제재를 받습니다.(마4:1) 하늘나라에서는 하나님 다음가는 위치에 계시지만,(행7:55) 마귀의 세계에서는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육신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아버지여, 창세전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가졌던 영화로써 지금도 나를 영화롭게 하옵소서!” 하고 기도를 드렸던 것입니다.

주님이 잠시 천사보다 못한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땅에 계실 동안 그의 행동거지(行動擧止)는 하나님께서 선지자의 입을 통해 엄격히 제한하였습니다. 이것이 곧 주님에 대한 선지자들의 예언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이 예언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였습니다. 가령 세례 요한의 세례를 받고, 갈릴리에서 설교를 시작하고, 병을 고치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등등의 행적이 다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고 주님에게 마냥 자유를 주면 육의 제약을 받아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언동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아니, 주님은 이렇게 하나님의 통제 하에 들어계셨지만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기도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시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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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4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마26:39) 하고 간구하고, 가능하면 십자가를 지지 않으려고 한 것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곧 이어서,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하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먼저 기도는 주님의 뜻이었습니다. 주님은 인간으로 땅에 오셨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에 가까운 언동을 취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하늘보다도 땅에 더 가깝게 움직이는 것이 됩니다.

주님은 천국에 대해 물론 잘 알고 계셨지만 함부로 발설하지 않고 비유로 암시만 주었습니다. 이렇게 주님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각본대로 움직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주님만큼 지상에서의 행동에 구속을 받은 분도 없습니다. 만일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처지였다면, 바다의 풍랑을 잔잔하게 가라앉히는 정도가 아니라, 바다를 송두리째 뒤엎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당신 본위가 아니라 끝까지 하나님 중심으로 행동하였습니다.

본문 말씀에, 다른 보혜사가 와서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을 책망하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물론 주님의 피 권세로 되는 일이지만, 주님이 땅에 계실 때에는 없던 엄청난 권한입니다. 성경은 이에 대해 “예수께서 아직 영광을 받지 못하신 고로 성령이 아직 저희에게 계시지 아니하시더라.”(요7:39)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만일 주님 당시에 이런 권한을 행사할 수 있었던들 구태여 십자가를 지실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서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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