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7

이 경우에는, 예를 들어, 성령의 불을 받든가, 향취를 맡든가, 또는 생수나 이슬의 은혜를 접하든가, 혹은 이 모든 것을 다 체험할 때 비로소 주께서 자기와 같이한다는 보다 더 분명한 증거를 받아 은혜의 기갈이 풀리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주께서 이와 같이 자기를 가까이 하실진대 주님의 말씀 그대로 ‘죽어도 죽지 않겠구나.’ 하는 확신을 갖고, 웬만한 시험에도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앞으로 자기의 믿음을 보다 더 굳건히 다지기 위해 이런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이것을 가리켜 좁은 의미의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경계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뭐냐? 영을 분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 은혜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냐, 마귀의 장난이냐를 가려야 합니다. 이건 어려울 것 없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성령의 역사는 성결하고 거룩하고 덕스럽지만, 마귀에게서 오는 악령의 역사는 불순하고 비천하고 부덕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가령 하나님과 교류한답시고 이상한 말을 중얼거리면서 자빠져서 거품을 흘린다면 우리는 이런 신비의 체험을 하나님의 것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성령과 악령의 역사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은 내가 안찰을 해 보는 것입니다. 즉 내 손이 닿자마자 상대방의 악의 세력이 대항하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은혜는 성전에서 예배를 드릴 때 제일 강하게 내립니다. 장소부터가 주님의 몸 된 성전이요, 또 많은 성도들이 모여 주님을 찬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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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을 집중하고 주의 십자가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박수를 한 번 쳐도 정성껏 쳐야 합니다. 또 찬송을 한 마디 불러도 가사의 뜻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불러야 합니다. 이 정도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하나님의 귀한 은총이 담기기를 바라는 것은 얌체입니다.

은혜를 받으려면 마음이 단순해야 합니다. 아는 것이 많아 마음이 복잡하면 주의력을 한 군데로 모을 수 없으며, 생각이 곁길에 접어들어 은혜줄을 놓치기 쉽습니다. 이른바 지식인들이 은혜 체험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주 앞에 나가야 할 텐데, 이들은 흔히 이론을 앞세워 자연히 주님과 멀어지게 됩니다. 바울도 처음에 이 때문에 애를 먹었습니다. 이것은 그가 십자가밖에 자랑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도 짐작이 갑니다.(갈6:14) 성령의 역사에서 인간의 것이 조금이라도 앞서면 은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예배란 인간의 혼에 주님의 영이 담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공작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주님과 언제나 영적인 교류가 끊이지 않고 연결되어 있는 사람은 구태여 예배를 드릴 필요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은혜줄을 잡기 위해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은혜를 오래 간직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지, 마귀에게 내주거나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은혜가 끊긴 것은 마귀가 틈을 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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