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행위를 옹호하였습니다. 이것은 주께서 보는 눈과 인간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주는 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바리새인의 누룩을 조심하라.”(마16:6)는 말씀의 배경을 이런 데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음에 간음한 여인을 주께서 어떻게 다루었는가를 봅시다. 하루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가 잡힌 여인을 주님에게 끌고 와서,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주님을 책잡기 위해서였습니다. 즉 모세의 율법에는 간음한 여자는 돌로 쳐 죽이게 되어 있는데, 주께서 그대로 하라고 지시한다면,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구원이 없다.”는 주님의 가르침은 거짓말이요, 여인을 놓아준다면 주님은 모세의 율법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비난을 면할 도리가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저들의 생각으로는, 주님을 진퇴양난(進退兩難)의 곤경에 빠뜨릴 줄 알고, 속으로 히죽거리면서 주님의 거동을 예의 주시했던 것입니다.

주님이 저들의 이런 꿍꿍이속을 모를 리가 없습니다. 주께서는 저들의 물음에 일단 글씨로 표시하는 여유를 보이고 나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8:7)고 말씀했습니다. 이 말씀은 저들의 허(虛)를 찌르는 창끝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들은 모세의 율법을 악용하여 여인 관계가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즉 모세의 율법은 이혼을 허용하였으므로(신24:1, 렘3:1) 수틀리면 이혼 증서 한 장으로 아내를 내쫓기가 일쑤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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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마5:31, 막10:4) 말로는 간음을 통박하면서도 세도깨나 있는 사람 치고 뒤가 구리지 않은 자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저들은 주님의 말씀에 찔끔하여 슬금슬금 꽁무니를 뺄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나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치 말라.”(요8:11) 이것이 그 여인에 대한 주님의 당부였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다시는’이라는 말씀에 유의해야겠습니다. 죄 사함을 받고 다시 범죄하면 그때에는 큰 화근이 된다는 경고가 이 말씀 가운데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다음에 주님이 사마리아 여인을 어떻게 대했는지 봅시다. 사마리아는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 망한 뒤에 이주해온 이방인들이었습니다.(왕하17:24) 그러므로 유대인은 이들과는 상종도 하지 않는 것이 하나의 풍습이자 법도였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이런 사마리아 여인을 아무 거리낌 없이 대할 뿐만 아니라, 물까지 받아 마셨던 것입니다. 이 때 주님과 여인 사이에 나눈 대화를 간추려 보면

“물 좀 줘요.”
“보아하니 유대 사람 같은데, 어찌 저와 같은 천한 계집에게 물을 달라고 하십니까?”
“임자가 만일 내가 누군지 알면 생수를 얻어 갈 텐데.”
“그릇도 없고 우물은 깊은데 어떻게 생수를 주려고 하십니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군.”

이때 제자들은 식량을 얻으러 동리로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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