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제자들을 괄시할 수 있었겠습니까? 괄시하기는커녕 제자들에게 잘 보여야 군수나 면장이라도 얻어걸릴 판이니, 제자들을 받들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제자들을 지방에 전도하러 보내면서 ‘전대나 주머니나 신’을 갖고 다니지 말라고 일렀습니다.(눅9:1) 그런데 나중에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는 전대 있는 자는 가질 것이요, 주머니도 그러하고 검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살지어다.”(눅22:36)
왜 이렇게 정반대되는 말씀을 했을까요? 상황이 달라진 것입니다. 즉 한때는 기사와 이적에 의한 주님의 인기를 등에 업고 제자들이 어디 가나 병고치고 권능을 행하면 환영을 받았으므로 전대나 주머니 같은 것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었습니다. 옷도 생기고 음식도 배불리 얻어먹고 노자도 넉넉히 타서 썼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그 후에 70문도를 전도하러 각처에 내보내었는데(눅10:1) 역시 반응이 좋아 많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들도 제자 못지않은 대접을 받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께서 영적인 말씀을 터뜨려 당신의 정체(正體)를 드러내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차츰 떨어져 나갔습니다. 즉 “나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하늘나라에 갈 수 없다.”(요14:6)느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라.”(요6:53) 하고 설교하게 되자, 그들은 고개를 옆으로 설레설레 젓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해방을 기대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