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4

말씀을 지키는 자는 복 중의 복이라는 뜻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계시록에 기록된 예언의 말씀은 하늘나라의 영광을 누리는 자상한 길잡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과 주님을 비롯하여 사도들과 여러 선지자들의 귀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말씀들은 모두가 시대적인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주님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금부터 약 2천 년 전, 가버나움이나 나사렛, 예루살렘 등지에서 당시의 제사장과 바리새인, 사두개인, 농부, 어부, 장사꾼을 상대로 설교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우선 그들이 알아듣기 쉽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주님이 만일 문명이 고도로 발달된 오늘날에 나타나 설교를 하신다면 그 내용이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주님이 하고 싶은 말씀을 다 못하시고 보혜사 성령에게 미루신 것은(요16:12) 당시의 사람들이 신앙적으로나 지적으로 수준이 낮아 말씀을 전할 때 많은 제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보혜사 성령이 오면 주님의 언약은 그대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주께서 못하신 말씀이 터져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님이 이 땅에 ‘천사들보다 잠깐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히2:9)로 오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모르고 주님을 무작정 신격화하면 성경을 올바로 해석할 수 없습니다. 창조주이신 주님이 하늘나라에서 신의 존재로 계시다가 잠시 천사보다도 못한 존재로 오셨다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조금도 위신이 떨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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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

일이 아닙니다. 마귀가 지배하는 이 땅에 육을 입고 손님으로 오셨으니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약속하신 성령에 힘입어 역사한 바울의 경우를 보면 주님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바울은 승천하여 영광 중에 계신 주님께서 보내신 성령의 지시에 따라 역사했으므로,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는다.”(갈1:8)고 했으며, “우리가 천사를 판단할 것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고전6:3)고 했습니다. 이것은 바울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바울 안에 있는 성령이 천사보다 우위에 있음을 언명한 것으로, 지당한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주님은 십자가를 지실 때 도망치는 제자와 추종자들을 상대로 설교하였지만, 바울은 주님을 어느 정도 아는 청중을 상대로 설교했으니 그 내용이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은 언제나 듣는 사람의 신앙 수준에 맞춰서 나가게 마련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중학생 수준의 글을 가르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 중에서 계시록의 말씀이 제일 깊이가 있습니다. 승천하신 주님의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지상에 계신 주님만큼 심한 구속을 받은 경우는 어느 누구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주님은 이 세상에 오실 때부터 부활하실 때까지 줄곧 매어 살았습니다. 설교도 맘대로 못하고 모든 일거일동을 예언에 따라 움직여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혹시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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