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7

게 되었으나, 사도 요한에게는 주께서 그런 대가 없이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주님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제일 먼저 안 것도 베드로였습니다. 주님은 이런 그를 기특하게 여겨 이름까지 베드로(반석)라고 고치게 하고, 그에게 천국 열쇠를 주어, 그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이게 하고,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게 했던 것입니다.(마16:19) 그러나 주님은 언제나 그를 ‘베드로’라고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그의 믿음이 반석(베드로) 같기는커녕 모래 위의 원두막처럼 흔들릴 때, 주님은 그를 ‘시몬’이라고 불렀습니다. 주께서 부활하신 후 그에게 나타나 세 번이나 “나를 사랑하느냐?” 고 물었을 때에도, 주님은 그를 ‘시몬’이라고 불렀던 것입니다.(요21:15)

그러나 베드로는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은 후로는 사람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는 구변도 좋아 하루에 3,000명이나 사람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여, 명실 공히 수제자다운 면모를 보여 주었습니다. 베드로는 실로 기독교를 대표하는 대 부흥사로서 맹활약을 했던 것입니다.

이 무렵에 베드로 앞에 나타난 것이 바울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처음에 측근들로부터 바울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코웃음을 쳤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베드로가 증거하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을 잡아 죽이는 데 앞장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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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

던 장본인이 하루아침에 180도로 돌변하여 예수를 증거하고 돌아다녔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어딘가 잘못되었을 것이라고 여겨 상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바울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자, 베드로도 바울에 대해 차츰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이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대충 알아보았더니 아주 엉터리였습니다. 베드로가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알고 지키는 모세의 율법을 무시하고 할례의 폐지를 주장했으니 그렇게 생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바울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지 말라고 엄중히 단속하였습니다.

그러나 몇 해가 지나니 바울을 지지하는 무리가 상당히 늘어나 무시 못 할 세력으로 자라났습니다. 그리하여 “내가 지극히 큰 사도보다 조금도 부족함이 없노라.”(고후11:5)고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극히 큰 사도’란 물론 베드로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때 베드로는 비로소 바울이 자기의 만만치 않은 적수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바울대로 여기 대한 대책을 강구하였습니다. 즉 쓴 뿌리를 잘라 버리고, 자기 추종자들에게 “만일 누구든지 너희의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니라.”(갈1:9)고 경고했던 것입니다. 바울의 이 말에서 우리는 저간의 소식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하나님의 종들끼리 한동안 치열한 암투(暗鬪)가 벌어졌던 것입니다. 바울은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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