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1

이렇게 몰인정하고 무자비하실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 하나님만 계시고 마귀라는 대적이 없다면 문제는 간단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창세 당시부터 이 마귀의 도전을 받아 왔기 때문에, 작전상 이런 초강경책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여기서 인정사정을 보았다가는 나중에 더욱 큰 화근을 남기게 됩니다. 그 실례를 우리는 현재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게릴라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은 여호수아가 인정상 가나안의 원주민을 일부 살려 주어, 이스라엘 백성이 저들의 풍속에 따라 우상을 섬겼기 때문입니다.(삿2:21 참조)

하나님의 사람 모세는 하나님의 의중(意中)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미디안을 칠 때 이스라엘 특공대 두령들에게 하나님의 지시 내용을 전하고, 그대로 실천에 옮길 것을 신신 당부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인간의 탈을 쓰고 죄 없는 부녀자나 철부지 아이들까지 모조리 죽여 버린다는 것은 도적이 아닌 이상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들 두령은 살려달라고 애걸하여 차마 창검을 댈 수 없는 몇 명의 아녀자들을 그대로 사로잡아 모세에게 끌고 왔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이런 인정에 말려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는 이들 두령을 호되게 책망하고 즉석에서 포로들을 모조리 찔러 죽이도록 명령했습니다.(민31:13-19)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은 하나님은 어디까지나 현실주의적(現實主義的)이라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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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명령도 현실의 여건에 따라 거기 알맞게 변경하신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랜 광야 생활을 하는 동안에 물자가 귀해져 큰 불편을 느끼게 되자 이방 땅을 점령한 다음에 이방인만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다 죽이고, 가축이나 재물은 빼앗아 오게 했습니다.(민31:32-36)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오랫동안 거친 광야 생활에 시달려, 체질이 연약한 부녀자들이 많이 죽어 자손을 번식하는 데 지장을 가져오자, 점령한 이방 땅의 처녀들을 데려다가 이스라엘 노총각들의 아내로 삼게 했던 것입니다.(민31:17)

이와 같이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편의를 제공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당신 자신을 위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 하나님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런 면에서도 하나님 중심의 절대성(絶對性)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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