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

입니다. 죄의 내용은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율법은 적어도 양심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얼버무려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는 일정한 규례가 없으며 각자의 처지와 여건에 따라 다르게 됩니다.

가령 심한 신경통으로 잘 걷지 못하는 노인은 몇 달 만에 간신히 한 번 교회에 나와도 하나님은 그를 기특하게 여기지만, 건강한 사람이 날마다 교회에 나와 살다시피 한다고 해서 반드시 귀히 여기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같은 죄도 신앙의 체계가 선 사람이 범했을 경우와 교회에 나온 지 며칠 되지 않는 사람이 저질렀을 경우는 그 경중이 다르게 마련입니다.

이와 같이 자유의 율법은 각자의 정상을 참작하지만, 모세의 율법은 그런 융통성이 없습니다. 즉 모세의 율법은 결과에 치중하고 자유의 율법은 동기에 치중합니다. 그리고 모세의 율법을 어기면 짐승의 피로 제사를 드려 그 피가 정결한 만큼 죄 사함을 받지만, 자유의 율법을 범하면 자동적으로 연결되던 은혜가 끊기며, 회개하여 다시 은혜 연결을 받아야 합니다. 즉 말씀에서 감동을 받았건 감각적으로 신비로운 은혜 체험을 했건 그 후에 죄를 지으면 성령이 떠나 가슴이 냉랭하고 주님과 거리가 멀어지므로 자유의 율법에서는 구태여 증인을 내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한 돌에 일곱 눈이 박힌 보혜사 성령이 살피시는 것입니다.(슥3:9, 4:10)

그러므로 성령의 은혜가 같이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유의 율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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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는 모세의 율법 아래 있는 것입니다. 은혜 받은 사람은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자유의 율법을 지켜야 하며, 지키지 않으면 은혜는 끊깁니다. 그리하여 빨리 다시 은혜줄을 잡지 않으면 주님과는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은혜 연결을 받기도 하고 놓치기도 한 체험이 있는 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언제나 은혜 연결을 받아 하나님을 뜨겁게 섬긴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며,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까지 가야 합니다. 주님은 “너희가 자유의 율법대로 심판 받을 줄 알라.”(약2:12)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런데 자유의 율법을 지키려면 모세의 율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니까 모세의 율법은 자유의 율법에 이르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모세의 율법을 지키지 못하면 자유의 율법에 이르지 못하며, 자유의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왕의 반열에 속하는 십자가의 군병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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