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0

않고 자기 힘에 기대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저들로 하여금 ‘온 지면에 흩어지게’ 하려고 저들의 ‘언어를 알아듣지 못하게’(창11:8) 했습니다. 방언의 은사란 이렇게 흩어진 언어를 다시 알아듣게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당신의 백성들이 합당하면 뭉치게 하고, 합당치 못하면 흩어지게 하시는 것입니다.

이 방언을 제일 처음으로 한 것은 베드로를 비롯한 주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오순절 날 마가의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고 그 길로 밖에 나가, 원근 각처에서 모여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가 죄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요, 그리스도였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희한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말이 다른 여러 나라에서 온 유대인들이었는데, 저마다 자기 언어로 그들의 말을 알아들었던 것입니다.(행2:6) 이것은 하나님께서 단시일에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전도하기 위해 베드로를 비롯하여 여러 사도들의 말을 권능으로 조종한 것입니다. 즉 그것은 성령의 조화였습니다. 매스컴이 발달된 오늘날에도 서울 사람이 부산쯤에 가도 알아듣기 어려운 말이 많으며, 제주도에 가면 더욱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교통이 발달되지 못하고 미개한 당시에는 몇백 리 밖에 살아도 말이 달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무식한 어부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이 방언을 하여 의사가 소통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

208 에덴의 메아리6권
Chapter 20

주보고 입을 딱 벌리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그들은 은혜 받게 해 달라고 베드로에게 애원하였습니다. “이방 사람 열 명이 유다 사람 하나의 옷자락을 잡고 매달린다.”(슥8:23)는 말씀이 응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베드로는 이 방언의 권능으로 믿지 않은 사람들을 하루에 3천 명이나 주님 앞으로 인도할 수 있었습니다.(행2:41) 베드로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를 부러워하여 저마다 방언 받기를 원하고, 또 받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너도나도 방언을 하게 되었으나, 주의 종인 베드로나 제자들처럼 온전한 방언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릇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방언은 제3자와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당초에는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보다 알아들을 수 있는 방언이 훨씬 많은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반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즉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언보다 훨씬 많아진 것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방언을 통역하는 자까지 등장하는 번거로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방언하는 사람을 부러워하기는커녕 정신이상자로 알고 손가락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방언에 부작용이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바울을 내세워 방언을 폐지시켰습니다. 이때 바울은 방언을 조심스럽게 비판하여 그 부당성을 지적하였습니다.

에덴의 메아리6권 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