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치 않고 모세의 율법에 따라 하나님을 공경하는 제사장과 서기관, 바리새인들은 바울을 죽일 놈으로 몰아세우고, 한편 주의 사도들은 율법을 무시하고 할례의 폐지를 주장한다고 해서 공격의 화살을 퍼부었습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이 양자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곤욕을 치러야만 했던 것입니다.
당시는 베드로의 전성시대였습니다. 베드로는 아래로 열한 사도와 120문도를 거느리고 초대교회의 지도자로서 군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이 난데없이 나타나 신도들을 상대로 딴 소리를 하니 말발이 설 리가 만무했습니다. 즉 베드로와 바울은 같은 불의 성령을 받고 예수를 구주로 섬기지만, 전자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반면에, 후자는 자유의 율법을 내세워 할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교리상으로 보면 상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양자는 똑같이 주님으로부터 은혜를 받아 사람들에게 안찰하여 성령을 부어주었으나, 베드로는 옛것(모세의 율법)을 가르치고, 바울은 새것(자유의 율법)을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러니 지상에서는 분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전통과 혁신의 대립으로 20년 동안이나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께서 같이하지 않고, 바울은 주께서 같이하였기 때문에 베드로의 교세는 점점 약화되고, 바울의 교세는 날로 흥성하여, 드디어 베드로는 바울의 주장을 시인하고 말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