령(救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에 주님은 오늘날과 같이 교회의 단상에서 설교하신 것이 아니라, 사방에 돌아다니면서 주로 노방 전도를 하였습니다. 이때 주님은 우선 사람들을 주변에 모으기 위해 신유의 은사를 위시하여 많은 이적과 기사를 행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소경이 눈을 뜨고, 벙어리가 말하고, 앉은뱅이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으며, 이 소문은 삽시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하여 예수가 왔다 하면 금세 많은 병자들이 줄을 이어 모여들었으며, 성한 사람들은 예수가 병 고치는 이적을 구경하기 위해 역시 떼를 지어 운집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으로서는 병 고치는 일보다도 진리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더 소중하고 시급했습니다. 그런데 주께서 병을 고쳐 주고 설교를 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금세 시시하게 생각하여 뿔뿔이 흩어지기가 일쑤였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님이 어떻게 설교다운 설교를 하실 수 있겠습니까? 한껏 비유로 몇 마디 운을 떼고 마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마치 약장수가 약을 팔기 위해 음악이나 요술을 하여 길가는 사람들을 잔뜩 모아놓고 나서, 나중에 약을 팔려고 하면 사람들이 슬금슬금 사라져 버리고 몇 사람 남지 않는 광경을 연상케 합니다. 주님을 약장수로 비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주님 당시의 모습을 좀 더 선명히 머릿속에 그려보기 위해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