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5

그리하여 주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저마다 일손을 놓고 경건히 보내는 안식일 날, 제자들을 데리고 전도하러 다니셨고, 가는 길에 밀밭 사이를 지나갈 때 제자들이 출출하여 손으로 밀 이삭을 훑어 입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먹는 것을 묵인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애교로 귀엽게 보시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큰 모독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스라엘 백성들이 주님의 일행을 어떻게 보았겠습니까? 안하무인(眼下無人)의 범죄 집단으로 손가락질했던 것입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예수께 다가와서 엄중히 항의했습니다.

“당신은 입으로는 하나님의 도를 전한다고 하면서, 제자들이 안식일을 범하는 것도 묵인하는 거요?”
주님은 저들에게 대답 대신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그게 뭐가 잘못이오?”
저들은 기가 막혀 서로 얼굴을 마주 쳐다보았습니다. 주님은 다시 물었습니다.

“다윗과 그 함께한 자들이 시장할 때 성전에 들어가 제사장밖에 먹지 못하는 진설병을 먹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내 제자가 안식일 날 밀 이삭을 훑어서 요기를 좀 했기로 그게 무슨 잘못이란 말이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소. 아직 나를 잘 몰라서 그러나본데, 나는 안식일의 주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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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5

막2:28)

그러나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이 ‘안식일의 주인’이라는 주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모세의 율법에서 보면 주님의 제자들은 분명히 안식일을 범하는 큰 죄를 저질렀지만, 하나님이 아들을 따르는 제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조금도 거리낄 것 없는 합당한 일이었습니다.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모세의 율법에 의해 잘잘못을 판단하지만, 주님은 모세의 율법을 초월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제사장보다 큰,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존재이므로 진설병을 먹어도 죄가 안 되는 것처럼,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로 모세보다 월등한 존재이므로 안식일을 범해도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은 모세에게 간섭할 수 있지만, 모세는 주님께 간섭할 수 없습니다. 모세는 주님의 피 권세로 비로소 지성소에 갈 수 있는 하나님의 종인 것입니다.(요10:8, 마27:53 참조)

그러니 그 율법으로 주님을 판단한다면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치 못한 일입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판단을 받지 아니하느니라.”(고전2:15)는 바울의 말도 이런 측면에서 이해가 갑니다. 이 안식일을 에워싼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논란은 판단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 것입니다. 그것은 요컨대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자들과 믿지 않는 자들 사이에 생기는 영적인 마찰입니다.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히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비와, 딸이 어미와, 며느리가 시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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