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

얼마간의 삯을 받아 가난한 살림을 그럭저럭 꾸려 나갔던 것입니다. 낮에는 대패질이나 못질을 하기에 분주하고, 밤이면 당신의 방에서 손수 짠 책상 위에 커다란 성경책을 펴놓고 하나님께서 당신에 관해 선지자들을 통하여 예언하신 말씀을 한 구절, 한 구절 읽어가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나이 30이 가까워 죽을 날이 점점 임박해 오자, 주님은 사형선고를 받은 자의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죽음이 한때의 수난에 지나지 않더라도 수모를 당하면서 십자가에 달려 처참하게 처형되는 장면을 생각하면 괴롭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잠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책상 위에 엎드려 당신의 사명을 무난히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이 사명은 바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나이 30이 되자, 말씀 그대로 하나님의 일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손길을 통하여 놀라운 권능이 나타나고, 그의 입술을 통하여 희한한 말씀이 쏟아져 나오자 사람들은 구름같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 한 마디에 걸려 이들은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갔습니다. 실제로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유일한 걸림돌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가롯 유다는 제자들 중에서도 신임이 두터워, 이를테면 경리를 담당하는 측근이었으나, 주님을 은 30냥으로 팔아 넘겼습니다. 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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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가 돈이 아쉬워 이런 짓을 한 것은 물론 아니었습니다. 그럼 무엇 때문에 유다는 주님을 팔았을까요?

주님은 열두 제자들과 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각처를 돌아다니면서 하늘의 새 복음을 전해야 했으므로, 적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였습니다. 만일 세례 요한이 끝가지 주님을 시인하였던들 주님의 주위에는 유력한 인사들이 많이 모여들어 이런 문제는 비교적 쉽게 해결되었을 테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주님은 전도 비용을 손수 마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돈푼이나 있는 사람들과 가까이하였는데 이것이 화근이 되었던 것입니다.

주님은 이들에게서 직접 혹은 간접으로 얻은 돈을 일단 유다의 손을 거쳐 지출케 했습니다. 그러므로 유다는 누구누구에게서 얼마가 들어왔다는 돈줄의 내막을 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주님에게 재정적인 뒷바라지를 제일 많이 한 사람은 기생 막달라 마리아였습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자연히 막달라 마리아와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물론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입니다. 그러나 유다는 이상한 눈으로 주님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기생에게서 돈을 타 쓰다니, 이럴 수가 있나?” 이것이 유다가 주님과 원수가 된 가장 큰 동기였습니다. 주님을 육적으로만 생각하다가 끝내 떨어진 것입니다. 주님은 이것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러므로 유다를 조용히 불러서 잘 타일러 그 마음을 돌이키게 할 수도 있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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