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간의 삯을 받아 가난한 살림을 그럭저럭 꾸려 나갔던 것입니다. 낮에는 대패질이나 못질을 하기에 분주하고, 밤이면 당신의 방에서 손수 짠 책상 위에 커다란 성경책을 펴놓고 하나님께서 당신에 관해 선지자들을 통하여 예언하신 말씀을 한 구절, 한 구절 읽어가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나이 30이 가까워 죽을 날이 점점 임박해 오자, 주님은 사형선고를 받은 자의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 죽음이 한때의 수난에 지나지 않더라도 수모를 당하면서 십자가에 달려 처참하게 처형되는 장면을 생각하면 괴롭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잠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책상 위에 엎드려 당신의 사명을 무난히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이 사명은 바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은 나이 30이 되자, 말씀 그대로 하나님의 일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의 손길을 통하여 놀라운 권능이 나타나고, 그의 입술을 통하여 희한한 말씀이 쏟아져 나오자 사람들은 구름같이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 한 마디에 걸려 이들은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갔습니다. 실제로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유일한 걸림돌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가롯 유다는 제자들 중에서도 신임이 두터워, 이를테면 경리를 담당하는 측근이었으나, 주님을 은 30냥으로 팔아 넘겼습니다. 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