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서자라고 괄시하더니, 다급해지자 영도자로 모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시국이 입다를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입다는 좀 아니꼽기는 했으나 동족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장로들의 청을 받아들이고 하나님께 맹세했습니다. “주께서 암몬 자손을 내 손에 붙이시면 내가 암몬 자손에게서 평안히 돌아올 때에 누구든지 내 집 문에서 나와 나를 영접하는 자를 여호와께 번제물로 드리겠나이다.”(삿11:30-31) 구약 시대 가나안에는 경우에 따라서 이처럼 사람을 번제물로 드리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여호와는 입다의 기도에 응답하여 이스라엘에 침입한 암몬 자손들을 그의 손에 붙였습니다. 그리하여 입다는 적이 도사리고 있는 20개 성읍을 단숨에 무찌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은 다음에 크게 벌어졌습니다.
입다가 의기양양하게 개선하여 자기 집에 이르렀을 때 전승의 기쁜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뛰쳐나와 그를 반가이 맞이한 것은 뜻밖에도 그가 애지중지하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무남독녀였습니다. 입다는 승리의 기쁨은 간데없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며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는 자기 옷을 찢으면서 몸부림을 쳤습니다. “왜 하필, 네가 제일 먼저 뛰쳐나와 나를 맞이하느냐! 내가 하나님께 드리기로 맹세한 제물이 바로 네가 될 줄이야!” 하나님과의 맹세를 어기자니 하늘이 두렵고, 사랑하는 외동딸을 제물로 드리자니 가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