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6

가면서 그물을 던져도 잡히지 않는 고기를 대낮에 잡으라고 목수의 아들이 지시를 하니 말입니다. 그런데 천만 뜻밖에도 그물이 찢어지게 잡혀 두 배를 고기로 가득 채우게 되었습니다. 베드로를 위시하여 주위의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베드로는 자기의 불찰을 뉘우치고 두려운 나머지 주님의 무릎 아래 엎드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고 아뢰었습니다.

우리는 이 이적에 대한 영적인 차원을 알아야 합니다. 만일 베드로나 주위 사람들이 그때 주님을 곧 하나님의 아들로 맞아들여 순종했던들 주님은 구태여 이런 이적을 저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권능을 눈으로 보지 않고 말씀만으로 목수의 아들을 대뜸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니 놀라운 이적, 기사를 보여줘도 선지자와 혼동하여 사뭇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끝내는 주님을 부인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육을 가진 인간이 영의 세계를 이해하기란 이토록 벅찬 일입니다. 그러므로 주님을 위시하여 역대의 선지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백성들이 영적인 영도자의 존재를 분명히 알지 못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이런 점에서 전혀 애로를 느끼지 않은 것은 세례 요한이었습니다. 제사장 사가랴의 아들로 위세가 당당한 그가 광야에서 외치자 사람들은 그 위세에 눌려 구세주가 아닌가 하고 수군거릴 정도였으므로, 자기가 주님의 길을 예비하러 온 하나님의 종임을 입증해 보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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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

위해 구태여 이적을 행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는 옥중에 갇혀서 자기를 얼른 빼내 주지 않는 주님을 원망하다가 의심하여 자기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떨어지기는 했으나, 태어난 가문과 타고난 풍모만으로도 하나님의 일을 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는 모태에서부터 성령이 충만하였으며, “여자가 낳은 자 중에서 제일 큰 사람”이라, 이적과 기사를 얼마든지 행할 수 있었으나 말씀을 전하는 데 그쳤던 것입니다.

내가 이 역사를 청량리에서 처음 시작할 때 모인 사람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마음속으로 앞선 역사의 초창기와 같이 향취가 진동하고, 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고, 이슬이 쏟아져 내리는 등, 은혜의 창파 속에 젖기를 원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는 아닙니다. 누구나 초인간적인 신비로운 현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그것이 또한 하나님의 역사를 더욱 깊이 깨닫는 계기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하나님은 되도록 조용한 가운데 당신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기를 원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역사가 당신께서 일으킨 역사임을 보여주시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 동안 말씀으로 혹은 적지 않은 이적과 기사로 하늘에서는 여러분에게 할 도리를 다 하셨던 것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이 겪고 들어서 잘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람을 의심하고 이 역사를 부인하여, 주의 종이 하나님을 향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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