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말로 난사 중의 난사였습니다. 그러나 많은 파란과 우여곡절을 겪어도 결국은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요 섭리였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사람들이 처음에 할례 폐지에 큰 거부반응을 보인 것은 당연합니다.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2천 년에 걸쳐 수천만이 실시해 내려온 뿌리 깊은 전통을 어느 한 사람의 말에 따라 하루아침에 무너뜨린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만일 아브라함 이후 2천 년이 지나서가 아니라, 아브라함 다음 세대에서 어떤 종을 통하여 할례를 폐지하라고 지시했더라면 문제는 비교적 손쉽게 처리되었을 것입니다. 할례를 실시하라는 지시를 받은 아브라함과 할례를 폐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그 종이 마주앉아 “아브라함 형, 당신에게는 할례를 실시하라는 지시가 왔지만, 나한테는 이제 이방인에게도 전도의 문을 열어야 하니 할례를 그만두라는 새로운 지시가 왔습니다.” 하고 말하면 타당하다고 생각되어 아브라함이 비교적 간단히 이것을 승복할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는 아직 전통과 관례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할례를 받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징표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율법이라고 해서 받는 사람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을 경우에는 일이 매우 어려워지게 마련입니다. 할례를 받는 사람은 하나님과 아브라함 사이에 맺은 언약을 지키는 것이며, 할례를 받지 않는 사람은 주님과 바울 사이에 맺은 언약을 지키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