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7

잘 모르고 인간의 생각을 앞세워 성경을 부분적으로 풀이할 때 이런 폐단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노아의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오랫동안 신학자들 사이에는 노아의 홍수가 사실이냐, 전설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을 해오다가, 몇 해 전에 아라랏산 위에서 방주의 파편으로 생각되는 유물이 발견되어 사실이었다는 것이 판명되었을 정도로 인간의 지각은 매우 미흡한 것입니다.

그리고 노아의 행적에 대해서도 논평이 구구합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노아를 무능한 하나님의 종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하나님의 택함을 입은 종으로서 오랫동안 방주를 지으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였을 텐데, 자기 식구밖에 건지지 못했으니, 언뜻 생각하면 무능한 사람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인간의 생각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에게 방주를 지으라고 지시한 것은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여’ 인간을 쓸어버리고 노아의 일가를 통하여 당신의 백성을 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므로 노아가 전도하여 남들을 방주 속에 인도해 들인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려운 하나님의 일면을 보고 놀라기에 앞서 하나님의 근본 의도가 어디 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아담, 하와가 마귀의 꼬임에 빠진 후로 어떻게 해서든지 흠과 티가 없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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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7

의 백성을 되찾아 마귀를 소탕하는 역군으로 삼으려는 것입니다. 노아는 전도에 힘쓰는 종이 아닙니다. 그는 묵묵히 하나님의 지시대로 방주를 지어 자기 가족을 건지기만 하면 그것으로 사명을 다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때 노아가 섣불리 이웃을 사랑하여,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을 방주 속에 불러들이거나, 인간의 지혜를 내세워 3층으로 지으라는 방주를 4층이나 5층으로 짓는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이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어긴 큰 죄가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그대로 좇아야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인간이 자기 재량으로 일하려고 하면 백 번 다 실패로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지, 지상에서 인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그 섭리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이것은 땅에 오신 주님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하나님께서 미리 짜 놓으신 각본대로 움직이셨습니다. 심지어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대적하는 무리들이 “네가 진짜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십자가에서 내려와 봐라. 그러면 너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겠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을 때에도 주님은 묵묵히 예정된 당신의 길을 따랐으며, 오히려 저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즉 주님은 끝까지 하나님의 각본에 충실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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