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

42. 영의 아버지와 육의 아버지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성령입니다. 성령은 여러분의 죄를 씻어 주고 믿음을 키워 주고 영계와 교통을 하게 하여, 땅에 속한 여러분을 하늘에 속하게 하는, 놀랍고도 고마운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하나님을 섬기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라면 너나없이 성령을 받기를 원하고, 또 성령을 받기 위해 무척 애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들 중에는 어떻게 해야 그 성령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성령을 받기 위해 부흥회를 쫓아다니고, 가슴을 치면서 부르짖고, 심지어 몇 주일씩 침식을 잊고 간구하기도 합니다. 그 정성과 열의와 끈기는 실로 가상하고 갸륵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애써도 그들은 끝내 원하는 성령은 감감 소식이어서 받지 못하고 그만두거나, 받기는 받았는데 이상한 것을 받아가지고 혼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경우가 세상에는 종종 있습니다. 그 단적인 한 예가 소위 방언(方言)입니다. 나는 방언이 성령의 선물이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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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2

여러 차례 말씀드렸으므로 여기서는 더 언급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방언뿐만 아니라 기도에 열중하다가 몽롱한 가운데 이상한 환상을 보거나 특이한 느낌을 받으면 곧 성령의 역사로 속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자기를 특별히 기억하시는 줄 알고 좋아합니다. 소위 말하는 신령파에 속하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우를 흔히 불 수 있습니다. 기도가 아니라 주문(呪文)을 외워도 이상한 체험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받아도 이것과 그것이 어떻게 다르며, 그 특징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받아야 할 것입니다.

성령을 받는 것은 인간의 노력에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물론 인간의 노력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노력 끝에 엉뚱한 것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성령을 받는다는 것은 은혜 체험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능동적인 역할을 합니다. 만일 성령을 받는 것이 오직 노력의 대가라면 막말로 땀 흘려 일하고 품삯을 두둑이 받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성령은 은혜로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인간이 노력을 내세워 자랑할 여지가 없게 됩니다.

그렇다고 노력 않고 낮잠만 자도 성령이 저절로 오느냐 하면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기독교는 행위보다 은혜가 앞섭니다. 하나님을 믿게 된 것부터가 은혜입니다. 그것은 자기 행실이나 지식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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