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42

러시아의 유명한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소설에 어떤 신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신부는 매우 경건한 생활을 한 선량하고 성실한 분입니다. 그가 죽게 되자 사람들은 그 시신도 아름답게 되어 있을 줄 알고 가 보았더니 그 모습이 몹시 흉하여 실망하게 됩니다. 나는 이 대목을 읽고 과연 그럴 수밖에 없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은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받고 있는 성령의 은총은 모두가 보혈의 공로에 의해 비롯되는 것입니다. 짐승의 피로 육적인 자범죄 밖에 씻지 못하던 구약 시대와는 달라서, 주의 피로 말미암은 생수는 원죄와 유전죄도 씻어 맑힐 수 있습니다. 영은 하늘에 속한 것이므로 하늘의 존재인 주의 피가 아니고서는 정결해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영은 핏속에 있으며, 따라서 피가 정결해지면 영이 맑아지고, 피가 불결하면 영도 흐려지게 마련입니다. 피를 움직이는 것은 영이며, 피가 정지되면 영은 떠납니다. 이때 성령이 주관하는 영과 악령이 주관하는 영은 각각 가는 곳이 다릅니다. 하나는 지성소로, 하나는 음부로 떠납니다.

부모로부터 더러운 피를 받고 태어난 사람이 일생 죄 안 짓고 살아도 구원받을 길이 없습니다. 이 피를 주의 피로 깨끗이 씻는 것이 기독교의 특징입니다. 인간의 힘으로 수양에 힘쓰면 어느 정도 마음이 선해질 수 있지만 영은 씻어지지 않습니다. 피 자체를 맑힐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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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2

오직 주의 피로 씻음을 받아 새사람이 되었을 때에만 영이 맑아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영이 새로워지면 하늘나라의 백성이 됩니다. 그러니까 호적이 바뀌는 것입니다. 이 땅의 백성에서 하늘나라의 백성으로 말입니다. 그는 육적인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 영적인 아버지의 아들로 탈바꿈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죽어도 죽지 않습니다. 불사의 생명에 접붙임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주의 보혈은 보혜사 성령으로 임하여 우리의 더러운 피를 정결케 하여 우리로 하여금 이처럼 영광된 새 생명을 얻게 합니다. 실로 놀랍고도 고마운 하늘의 은총입니다. 이 경우에 성령의 은혜는 이를테면 오염된 피의 해독제입니다.

이 성령은 자기 혼자의 힘으로는 아무리 애써도 받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게다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어디서나, 아무 때나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 역사를 돌이켜보면 사도 시대에 오순절 날 120문도에게 불과 같은 성령이 처음 내린 후로 2천 년에 걸쳐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역사(役事)를 크게 부흥시키기 위해 전 세계의 곳곳에서 간간이 내려주셨습니다.

그것은 기나긴 2천 년 역사에서 돌이켜보면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한 한 증거의 성령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이 땅에서는 이긴자 감람나무를 통하여 세 증거의 성령의 은총이 내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실로 저 오순절 이후 2천 년에 걸쳐서 내린 성령의 역사를 다 합친 것보다도 더 엄청난 놀라운 은총입니다. 내 말이 조금도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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