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

11. 빛과 어둠(1)

―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요12:46)

주님의 생애는 크게 둘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사적인 생애와 공적인 생애가 그것입니다. 전자는 주께서 이 땅에 태어나서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기까지의 30년의 생애이고, 후자는 하늘의 도를 전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기까지의 3년 동안의 생애입니다. 그러니까 주님은 이 땅에 오셔서 준비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30년 동안은 목수의 아들로서의 사생활을 하시고, 3년 동안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공생활을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후의 생활에서 영적으로 판이하게 다른 것은 빛과 어둠의 존재였습니다. 즉 주님은 본래가 성령으로 잉태된 하나님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30년의 사생활은 어둠으로 가려지고, 3년의 공생활은 빛으로 에워싸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숨은 뜻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주님은 태어난 지 8일 만에 당시의 율법대로 할례를 받고, 갈릴리의 나사렛 동네에서 장성한 후에는 목수 일을

68 에덴의 메아리7권
Chapter 11

하면서 생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는 선지자 이사야자의 말대로, ‘마른 땅에서 나온 줄기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는’ 평범한 시골 목수로 조금도 색다른 데가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주위 사람들은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만일 주님이 외모로나 인격적으로 비범한 존재로 대뜸 눈에 띄어 누구나 우러러보고 존경한다면 하나님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를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이며, 따라서 주님은 대속의 제물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은 30세까지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움직였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산에 놀러가기도 하고, 고기잡이도 하고, 물론 목수일도 열심히 했습니다. 따라서 주위 사람들은 그를 자기네와 똑같은 사람으로 간주하였으며, 마귀도 방치해 두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30년 동안의 사적인 생애는 아무리 연구해도 거기에는 인간의 행적밖에 없습니다.

빛과 빛 또는 어둠과 어둠끼리는 부딪치지 않습니다. 빛과 어둠이 확실히 구분될 때 비로소 알력이 생기는 것입니다. 앞선 하나님의 역사와 우리 역사가 화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근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이미 빛이 꺼져 버리고 이곳에서는 빛을 발하니 갈등이 빚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따로 시작하라고 명령한 것은 이 때문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메시아의 직분을 다하도록 지시가 내리자, 주님은 육신의

에덴의 메아리7권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