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4

모세는 하나님의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종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자주 듣고, 하나님으로부터 권능을 받아 많은 이적과 기사도 행하였습니다. 그는 이처럼 하나님과 교류하면서 그 신비로움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신비로운 체험을 하면 할수록 그 이상의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어느 날 하나님께 “제게 하나님을 직접 좀 보여 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네가 나 여호와를 보는 날에는 결코 살아남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시는 것이었습니다.(출33:18-20)

하나님의 정체가 드러나면, 하나님이 아무리 위대하시더라도,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과 존경심은 모르고 있을 때와는 판이합니다. 다 알게 되면 신비감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당신의 정체를 인간에게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인간 위에 언제나 군림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인간을 다스리면서 당신을 베일 속에 두셨습니다. 그러므로 역대의 하나님의 종들 치고 이상 중에라도 하나님을 직접 본 사람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당신에게 미지수(未知數)를 남겨 두십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어쩔 수 없이 당신의 처지를 알려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문제가 심각한 것입니다. 알리고 싶어서 알린다면 별문제인데, 어쩔 수 없이 알려야 할 경우에는 알려 준 상대방에게 불안을 느끼게 됩니다. 귀가 당나귀처럼 삐죽한 임금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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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4

리를 깎아야 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이발사에게 보여 줘야 합니다. 이 경우에 임금은 자기의 흉한 귀를 보여 주지 않으면 안 될 현실을 맞이했기 때문에 보여 주는 것입니다. 천한 이발사에게 자기의 당나귀 귀를 보여 주고 싶은 임금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머리를 깎기 위해서는 부득불 보여 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발사는 국무총리도 보지 못하는 임금의 귀를 보게 됩니다. 임금은 국무총리나 그 밖의 문무백관들에게는 자기의 신체적인 약점을 숨길 수 있어도, 이발사에게는 드러내 놓아야 합니다.

주의 종이 하나님의 여건을 말하게 되면, 세상의 권위 있는 신학자들은 대뜸 “네까짓 것이 어떻게 감히 하나님의 근황을 안다고 하느냐?” 하고 대들 것입니다. 세상에 육적으로 볼 때 위대한 사람들이 많은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하나님의 근황 운운하면 곧이들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발사가 임금의 머리를 깎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임금의 당나귀 귀를 보게 된 것처럼, 이긴자가 하나님의 심부름을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은 그에게 당신의 깊은 사정을 알리게 되는 것입니다.

임금은 자기 귀를 이발사에게 보여 주고 나서 “네가 만일 내 귀가 이렇게 생긴 것을 남에게 발설하는 날에는 너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하고 말하게 됩니다. 만일 이발사가 이것을 사람들에게 발설하면, 임금은 존경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역사에서 큰 사명을 맡은 종에게는 하나님이 어쩔 수 없이 당신의 근황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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